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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에서 무슨 일 하세요? 나의 독일 취업 여정 (2)독일에서 취업하기 2020. 11. 17. 15:35
1편에서 이어나가는 2편입니다 :) 1편은 여기서 확인해주세요. 이번 편은 technical 한 직책으로 커리어 변화를 주고 싶은 사람들에게 좋은 경험담이 될 거 같아요. 불가능처럼 느껴졌지만 한때 PD를 꿈꿨던 문과 문과 했던 제가 테크니컬 한 직책으로 커리어 변화를 성공한 경험담입니다
3rd Job: Digital Marketing
3개월만에 다시 구직을 시작한 취준 여정은 여전히 힘들었다. 3개월 일한 것이 경력으로 치기도 애매했고 몰래 이직 준비를 해야 해서 점심시간에 몰래 주위 공원에 가서 덜덜 떨면서 인터뷰를 하기도 했다. 이번 취준 때는 과거의 경험을 토대로 내가 즐기지 않았던 account manager/sales잡들보다는 digital marketing잡들에 지원했다. 다행인 것은 현재 회사 업종이 digital marketing이어서 직책은 account manager이지만 캠페인 최적화 등 경험이 있다는 점이었다.
그러던 와중 내가 베를린에서 가고 싶었던 5위 안에 손꼽히는 회사에 지원을 했고 연락이 왔다. 총 5번의 인터뷰와 1개의 case study를 봤고 나름 나의 인터뷰 필살기(나중에 공개를 하겠습니다 :))를 사용해서 합격했다. 내가 너무나 가고 싶었던 회사였고 직무도 마음에 들어서 나는 너무 행복했다
나는 새로운 것을 배우고 잘해나가는 과정이 너무 즐거운 사람이다. 그래서 처음 몇 달은 배우는 것에 집중했다. 정말 열심히도 일했다. 그러던 중 내 인생에 고마워해야 할 사람 1이 여기서 나온다. 바로 내 첫 매니저였다. 그는 마케팅에 있었지만 매우 technical 한 매니저였다. 우리 회사에서 big data를 다루려면 bigquery를 사용해야 하는데 사실 마케팅에서 그런 툴을 다룰수 있는 사람이 별로 없다. 필요가 있으면 주로 data analyst에게 부탁을 한다. 하지만 우리 매니저는 SQL에도 매우 능숙했고 우리에게도 항상 온보딩을 해주고 bigquery access를 주었다. SQL을 배우면 흥미가 생긴 나는 아침에 회사를 40분정도 일찍 도착해서 SQL 온라인 코스를 듣기 시작했다. 그러고 점점 SQL을 사용해야하는 팀 내 업무는 나에게 오기 시작했다. 나는 data를 추출하고 manipulate 해서 결과를 도출하고 그 결과에서 얻은 인사이트로 캠페인들을 최적화하고 마케팅 전략을 짜는 일에 매료됐다. 당연히 techhnical 한 잡을 할 수 있는 나는 다른 팀원들보다 좋은 평가를 항상 받았고 그 결과 가장 짧은 시간 내에 승진을 하게 되었다
아침에 일찍 도착해 40분씩 공부하던 내 책상과 모닝커피 :) 내 실력을 인정받고 월급도 올라갔지만 나는 다시 고민에 빠진다. 내 업무 중 "디지털 마케팅" 잡에 해당하는 e.g creative uploading, campaign optimization 등은 반복적이었고 지루했다. 그냥 하루 종일 SQL 통해 데이터를 다루고 결과를 도출하는 일만 하고 싶었다. 그리고 그런 일에는 data analyst라는 직무가 따로 있었다. 많은 고민을 했다. 내가 마케팅 사람들 사이에서는 매우 technical 하고 이것이 나의 큰 강점이지만 이미 technical 한 analyst사이에서 살아남을 수 있을까.. analyst로 가서 performance가 안 좋으면 난 후회할까.. 그때 나에게 던진 질문은 "새로운 도전을 안 해서 후회할래 아니면 도전하고 후회할래?"였다. 결국 나는 data analyst라는 새로운 목표를 갖고 도전하기로 했다
첫 도전은 회사 내 부서 이동이었다. 보통 같은 부서 내 이동은 쉽지만 다른 부서, 특히 전혀 다른 분야로의 이동은 어렵다. 여기서 고마워해야 할 사람 2, 바로 내 현재 매니저이다. 우리 회사에서 독일어 코스를 진행하는데 거기서 만난 친구였다. 많이 친하지는 않았지만 그녀의 분위기가 너무 밝고 좋았고 data analyst라는 점을 알아서 물어봤더니 그녀의 팀에 오프닝 자리가 있었다 (그 당시에는 그녀가 높은 포지션인지, 나의 potential매니저가 될지 전혀 몰랐다). 그렇게 internal website에서 지원을 하게 되고 SQL온라인 테스트를 받았다 (그렇다, 같은 회사 부서 이동에도 똑같인 SQL 테스트를 하고 인터뷰를 봐야 했다) 그리고 그 test에서 나는 처참하게 0점을 받았다..... 정말 나 자신에게도 너무 실망했고 이 길은 내 길이 아닌가 의심도 했고 그 친구한테 너무 창피하기도 했다.
그렇게 크리스마스를 껴서 3주간 한국에 다녀왔고 2020년 goal에 나는 product analyst가 되기라고 적었다. SQL온라인 코스를 다시 듣고, 인터넷에서 찾을 수 있는 모든 SQL테스트를 찾아서 준비를 했다. 그렇게 3개월이 지났고 hiring manager한테 다시 연락을 했다, 한번 더 기회를 달라고. 그때 hiring manager가 나한테 "한번 더 도전하고 싶은 거 맞아? 이번에도 실패하면 다시는 우리 팀에 기회 없어"라고 모질게 말했지만 남이 나를 무시하는 건 참을 수 없는 나에게는 더 자극되는 도전장이었다. 결국 이번에는 test를 통과하고 그 후 한번 더 technical test와 2번에 인성 면접(team fit interview)을 봐서 통과를 했다.
새로운 분야의 도전은 다음 화에 쓰기로 하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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